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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설치된 예술 작품, 석연찮은 선정에 관리도 부실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된 미술품·조형물 등은 예술작품인 동시에 시민이 공유하는 공공시설물이다. ‘아트포트(Art+Airport)’ 개념을 도입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작품당 10억원 안팎을 투입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리부실로 방치되는 작품이 상당수다.특히 오는 10월 제2여객터미널 확장 개장을 앞두고 건축물 미술품 공모를 진행하며 공정성 시비도 불거져 공항 내 예술작품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19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중앙 그레이트홀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조형물 ‘HELLO’는 1000개의 한글 자음과 모음으로 된 LED 유닛이 시시각각 다양한 색깔로 변했다.이 작품은 LED로 만든 한글 자음과 모음이 상하로 움직이면서 광화문·에펠탑 등 주요 랜드마크가 3D 입체 형태로 표현되도록 디자인됐다. 2018년 제2여객터미널 개항을 기념해 공사가 7억8300만원을 들여 설치했다.그러나 얼마 못 가 고장이 나면서 수년간 방치됐다. 공사는 1억7000만원을 들... -
국가유산 디지털 자료 48만건, 무료 공개 됐다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이 생산·축적해온 국가유산(문화재) 원형 디지털 데이터와 콘텐츠 48만여 건이 전면 무료로 개방됐다.17일 문화재청이 재출범한 국가유산청은 “‘문화재’에서 ‘국가유산’ 보존·관리·활용 체계로의 대전환을 맞아 그동안 생산·축적해온 국가유산 원형(원천) 디지털 데이터와 콘텐츠 등 약 48만 건을 ‘국가유산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전면 무료 개방한다”고 밝혔다.이번에 무료 개방되는 데이터와 콘텐츠는 ‘원형 데이터(국가유산 3D 정밀데이터)’, 게임·영화·엔터테인먼트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분야에 접목해 활용가능한 ‘국가유산 3D 에셋’, 세계유산과 자연유산·무형유산 등을 고해상도 영상과 가상현실(VR) 콘텐츠로 제작한 ‘테마 콘텐츠’ 등이다. 이들은 국가유산청이 그동안 국가유산의 훼손이나 멸실에 대비해 생산·구축한 ‘원형기록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사업’의 결과물들이다.‘원형 데이터’는 각 국가유산들을 초정밀하... -
종묘의 망묘루, 한시적 최초 개방…향대청 전시관도 재개관
국가유산청의 출범을 기념해 종묘의 향대청(香大廳) 전시관이 재개관하고, 옆의 망묘루(望廟樓) 내부가 한시적이지만 처음으로 특별 개방된다.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종묘 향대청 전시관이 내부를 새로 단장해 17일부터 상설 재개관하고, 망묘루는 17일부터 6월 30일까지 특별 개방한다”고 16일 밝혔다.종묘는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종묘제례)를 지내는 왕실 사당이다. 유교 국가인 조선에서 왕실 정통성을 확보하는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공간이었다. 조선이 건국돼 개성에서 한양으로 수도를 옮길 당시 으뜸궁궐(정궁)인 경복궁보다 먼저 세운 건축물이 종묘다.종묘에서 왕이 올리는 제사인 종묘제례는 국가 의례 가운데 가장 격이 높고 규모가 컸다. 종묘제례 때는 악기 연주와 무용·노래가 어우러진 궁중음악인 종묘제례악이 펼쳐진다. 종묘제례악은 1447년(세종 29년) 창작된 것으로 1... -
‘페미니스트 화가 1세대’ 윤석남의 ‘그림일기’···동생 윤석구와 2인전
“나는 화가였다. 옆에 있는 정물화가 내 작품이다. 지금은 아니다. 보시다시피 허공에 매달려 산다. ‘허공에 매달리기’가 요즈음 내 직업이다…실은 가끔 땅 위에 살짝 내려보지만 멀미 때문에 오래 견디지 못한다.”그네에 상반신을 기대고 삐딱하게 서 사과 그림을 노려보는 여성. 그 옆엔 연필로 눌러 쓴 글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주의 작가 윤석남(85)의 드로잉이다. 윤석남은 2000년 무렵 머릿속 아이디어가 고갈된 것을 느꼈다. 그때부터 책상에 앉아 드로잉을 시작했다.“하루에 10장씩 그린 날도 있어요.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일기 같기도 하고 나 자신과 얘기를 나누며 가슴에 응어리졌던 것을 풀어주는 것 같았죠. 한 2년은 거의 작업을 안 하고 드로잉을 했어요.”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에서 윤석남이 말했다. 학고재에선 윤석남과 윤석구 남매의 2인전 ‘뉴 라이프’ 전시가 열리고 있다. 두 남매의 2인전이 함께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남이 ... -
독립운동가들의 뜨거운 삶·고귀한 사상, 붓글씨로 만나다
‘험난한 이 세상은 이제 더러는 짐작할 수도 없는 틀이나 함정이 설치된 듯합니다.’ 앞으로 닥칠 일제의 탄압과 만행을 예견이라도 하는 것일까. 유학자이자 독립운동가 곽종석(1846~1919)이 1902년 4월 쓴 편지의 한 구절이다.‘從吾所好’(종오소호·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농상공부대신·주일공사 등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한 동농 김가진(1846~1922)은 논어에서 ‘종오소호’를 골라 진한 먹물의 농묵으로 네 글자를 흘려 썼다. 서예가로도 잘 알려진 그는 항일단체 조선민족대동단(대동단) 총재로, 대한민국임시정부 고문으로 활약했다.일제강점기에 독립을 위해 목숨까지 내건 독립운동가들의 글씨와 초상화 등 20여 점의 유물이 한 자리에 모였다. 문화재청·문화유산국민신탁이 온라인게임사 라이엇게임즈의 유물 매입 및 후원으로 덕수궁 내 돈덕전 기획전시실에 마련한 특별전 ‘국봉(... -
사유적 사진, 성찰적 ‘숟가락 설치’로 삶·시대를 응시하다…김영재 작품전
“앞만 보고 달리는 삶, 숨이 가쁠 때마다 사진작업과 숟가락 조형작업은 내 삶의 쉼표이자 리듬이었다. 나를 직시하고 성찰하는 거울이었다.” 김영재 작가(77)는 “결국 이번 작품전은 제 인생과 예술 여정의 자서전”이라고 말한다.그는 한때 중견기업을 세워 번듯하게 이끌었다. 그러면서 음악가·무용가·작가들을 지원했다. 스스로 단소를 불고 드럼을 치며 음악에, 무용에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카메라를 메고 전국의 장터, 7번 국도변, 바다를 셀 수 없이 찾았다. 세계 곳곳도 누볐다. 순수한 삶, 미지의 세계, 궁극의 차원, 조화와 평화 같은 아름다운 세상의 근본을 담아내고자 했다. 스스로의 삶을 대면하는 구도자적인 태도의 사진작업이 30년을 훌쩍 넘었다. 그동안 그의 사진은 재현에서 표현으로 진화했다. 국내외에서 사진전도 20여 차례 열었다. 여전히 사진은 그의 예술세계의 뿌리다.10년전 쯤 어느 날, 그는 서울 황학동의 중고 주방용품들이 잔뜩 쌓인 시장을 지났다. 한 두번 찾... -
보이나요···눈이 보이지 않아도 미술을 즐기는 세상
“이거 바지락 같지 않아?”“으음, 바다코끼리? 한참 수영한 바다코끼리가 ‘아 힘들다’ 하는 느낌이야.”미술관에서 이런 대화가 들린다면? 어린이들이 나누는 대화일까? 틀렸다. 다 큰 어른들이 ‘진지하게’ 나누는 대화다. 눈이 보이지 않는 시라토리 겐지와 함께 미술관을 찾은 가와우치 아리오, 마이티의 대화다. 눈이 보이는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시라토리에게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작품은 시오야 로타의 대형 조각 작품 ‘태도’다. 이들의 대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른 그림을 보며 “오징어 같다” “꽁치 같다”는 의견을 주거니 받거니 한다. 이게 무슨 장난인가 싶겠지만, 뉴욕 현대미술관(MOMA)이 만든 ‘대화형 미술 감상법’과 유사하다.다큐멘터리 영화 <눈이 보이지 않는 시라토리 씨, 예술을 보러 가다>에 나오는 장면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두 가지 측면에서 신선한 ‘충격’을 느낄 수 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미술을 관람한다고? 저렇게 마음대로 작... -
침체된 미술시장···‘큰 손’보다 ‘작은 손’ 지갑만 열렸다
블루칩 작가들의 큰 작품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젊은 작가들의 중저가 작품들은 인기를 끌었다.12일 막을 내린 상반기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인 ‘아트부산 2024’의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세계 미술시장에 찬 바람이 부는 가운데 열린 아트부산은 국내 미술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관심을 모았다. 전년과 비슷한 7만여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미술시장 침체는 아트부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블루칩 작가의 작품을 투자 목적으로 구매하는 ‘큰손’들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았고, 신진 작가들의 중저가 작품들은 활발히 거래됐다.올해 아트부산엔 세계 20개국 129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지난해(22개국 146개 갤러리)에 비해 올해 참여 갤러리 수가 줄어들었다. 갤러리 현대, 타데우스 로팍 등 대형 갤러리가 불참하면서 활기가 줄었다. 그 자리를 대신 채운 것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 ‘퓨처’ 섹션으로 이번에 처음 아트부... -
고려말 학자 이숭인 시문집, 조선시대 불상·불화·불경 ‘보물’ 된다
고려 말기의 학자 이숭인의 시문집인 ‘도은선생집(陶隱先生集)’과 고려~조선시대 불경·불상·불화 등 불교 유물 5건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이 된다.문화재청은 “‘도은선생집’을 비롯해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59’, ‘재조본 보운경·불설아유월치차경 합부’, ‘무안 목우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영덕 장륙사 영산회상도’와 ‘지장시왕도’ 등 모두 6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0일 밝혔다.보물로 지정이 예고된 ‘도은선생집’(전남대도서관 소장)은 고려 말의 학자인 도은 이숭인(1347~1392)의 시문집이다. ‘도은선생집’은 원래 1406년(태종 6)경 태종의 명에 따라 변계량이 시집 3권·문집 2권으로 엮고 권근 등이 서문을 지어 금속활자로 간행했다가 다시 목판으로 판각해 인쇄한 목판본이다. 또다른 목판본 ‘도은선생집’(계명대 동산도서관 소장)은 2006년 이미 보물로 지정돼 있다.이번에 지정 예... -
함경도 명승 10곳 그린 19세기 미공개 실경산수화 발굴·공개
인문지리적으로 관북(關北) 지방이라 불리는 함경도의 명승·명소 10곳을 그린 19세기 미공개 실경산수화 ‘관북십경도(關北十景圖)’가 처음 공개됐다.‘관북십경도’는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미공개작인데다, 현존하는 조선시대 관북 10경도 가운데 최대 규모의 작품이다. 12폭 병풍으로, 짜임새 있는 구도와 정교한 세부 필치 등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 조선시대 실경산수화는 물론 회화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는다.실경산수화는 제작 당시의 정치·사회·문화적 정황을 시각적으로 담아내 역사적·학술적 의미도 크다. ‘관북십경도’는 명승 10곳을 그린 10폭과 명승의 역사적·인문지리적 해설을 기록한 화기(畵記)이자 기문(記文) 2폭으로 구성됐다. 제작 연대·화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기문과 화면 내용, 표구형식 등을 통해 19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