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내 목소리 복제해 갔다"…충격 받은 성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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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3.07. 오후 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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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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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용한 '인공 목소리 합성' 활개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것에 걱정 커져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최첨단 인공지능(AI)이 소설, 에세이, 그래픽 분야까지 진출한 가운데 이번엔 성우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AI 기업이 성우의 목소리를 '복제'해 헐값에 팔고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테크 전문 매체 '바이스'는 지난달 초 AI 기업과 부당한 계약을 맺은 일부 성우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성우들은 사람의 목소리를 조합해 새 목소리를 만드는 AI 기업과 계약을 맺고, 목소리 샘플을 녹음했다. 그러자 AI 기업이 샘플을 자사 AI에 학습시킨 뒤 유사한 목소리를 만들어 다른 콘텐츠 기업에 염가로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온라인 게임의 성우로 유명한 프리다 울프는 이 매체에 "게임 개발자,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다른 일반 기업들이 내 목소리를 AI에 훈련해 작업물을 짜낼 수 있다"라며 "그런 다음 내게 그 작업물에 대한 어떤 정보도 주지 않고, 또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인공지능(AI)은 성우의 목소리를 학습 샘플 삼아 다양한 변조 목소리를 생성할 수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 성우 조성원씨 또한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주변 사람으로부터 내 목소리가 AI 사이트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라며 "내 '목소리'가 제공되는 사이트를 본다면 그건 내 허락을 받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AI 목소리 사용을) 명시적으로 반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사람의 목소리를 학습용 샘플 삼은 변조 AI 목소리는 지난 수년간 빠르게 발전해 왔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0월 '네이버'가 음성합성 AI 기술로 자신이나 가족의 목소리를 생성해 주는 '엄마의 목소리를 부탁해 캠페인'을 펼쳐 주목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음성합성 AI를 무분별하게 이용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무형의 자산 삼아 활동해 온 성우 업계에서 특히 그렇다.

이와 관련, 미국 '성우협의회'는 바이스에 "성우 목소리의 합성 권리를 명시해 놓은 계약 조항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런 조항은 모호하고 혼동되는 부분이 많아, 여러 성우가 자신도 알지 못한 채 동의 서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런 계약이 많아지면 성우뿐만 아니라 콘텐츠 업계도 피해를 볼 것"이라며 "많은 전문 성우들은 하루에 9시간 일하는 블루칼라 '음성 노동자'부터 시작해 커리어를 쌓는다. 이런 직업이 AI에 대체되면 산업의 큰 부분에 피해가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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